안녕하세요, 여러분.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어쩌면 위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말이 있습니다. “결말은 또 다른 시작이다.” 참 멋지고 희망적인 말이죠.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 말이 언제나 진실일까요? 아니, 어쩌면 우리를 위로하기 위한 달콤한 거짓말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요? 오늘은 이 흔한 문구 뒤에 숨겨진 복잡 미묘한 감정과 현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결말은 그저 끝일 뿐이라고 느껴질 때도 있으니까요. 이 물음표 가득한 문장을 통해 삶의 다양한 얼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결말들 속에는 분명 새로운 문이 열리는 계기가 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끝은 그저 아프게 마무리될 뿐인 경우도 있죠. 학창 시절이 끝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의 설렘은 분명 새로운 시작이지만, 오랜 연인과의 이별,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 혹은 오랜 꿈을 포기해야 할 때의 그 먹먹함은 어떻습니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을 억지로 대입하기에는 너무나 큰 상실감과 아픔이 밀려옵니다.
그때는 그저 ‘끝’이라는 사실 자체가 압도적일 뿐입니다. 새로운 것을 찾을 여력도, 의지도 생기지 않아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아파하는 것만이 허락된 것처럼 느껴지죠. 누군가는 빨리 잊고 새롭게 시작하라고 조언하지만, 그 순간에는 그 어떤 위로도 닿지 않습니다. 그저 시간이 흘러가기를 기다리며, 상처가 아물기를 바랄 뿐이죠. 모든 끝이 드라마틱한 반전의 시작이 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또한, 성숙한 삶의 태도가 아닐까요?
그렇다면, 왜 어떤 끝은 새로운 시작이 되고, 어떤 끝은 아픈 상실로만 남는 걸까요? 저는 그 차이가 ‘저절로’와 ‘노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말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말이 마치 마법 주문처럼 자동적으로 모든 것을 좋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오류일 수 있습니다. 모든 결말이 저절로 새로운 시작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것을요.
오히려 우리는 끝맺음에서 오는 공백을 채우기 위해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별 후에는 자신을 돌아보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거나, 실패를 경험했을 때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분석하고 다음 단계를 계획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지난 아픔을 다시 마주해야 하고, 익숙했던 것을 버리고 미지의 영역으로 발을 내디뎌야 합니다. 하지만 바로 이 능동적인 ‘선택’과 ‘노력’을 통해 비로소 끝은 새로운 시작으로 변모할 잠재력을 얻게 됩니다. 단순히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죠.
결국 “결말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거짓말?”이라는 물음은 ‘진정한 의미의 결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어쩌면 그 말은 거짓말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진실이 될 수도, 아픈 기억으로만 남을 수도 있는 삶의 지혜를 담고 있는 것 아닐까요? 끝을 경험했을 때, 그 상실감에 완전히 잠식될 것인지, 아니면 그 공백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할 것인지는 우리 각자의 관점과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사회는 종종 우리에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빨리 잊고, 빨리 극복하고, 빨리 앞으로 나아가라는 메시지요. 하지만 저는 그 과정에서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이 왔을 때, 슬퍼하고, 분노하고, 아파하는 모든 감정을 온전히 느끼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 감정들이 충분히 해소되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다음 단계를 위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테니까요. ‘끝’이 곧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은, 어쩌면 그 모든 감정의 여정을 거쳐야만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결말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거짓말?”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명쾌한 ‘예’ 또는 ‘아니오’로 나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나의 결말이 그저 끝으로 남을지, 아니면 새로운 시작의 씨앗이 될지는 그 상황 자체보다는 우리가 그 끝을 어떻게 마주하고 해석하며 다음 스텝을 밟아나가는지에 달린 복합적인 문제라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때로는 그저 아픈 끝일 뿐인 순간들도 있고, 그 슬픔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과정 자체가 다음을 위한 준비가 되기도 하니까요.
이 글을 쓰면서 저 또한 제가 겪었던 수많은 ‘끝’들을 되짚어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끝은 정말이지 뼈아픈 상실로 남아 한동안 저를 갉아먹기도 했고, 또 어떤 끝은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기회로 이어져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놓기도 했죠. 중요한 건, 모든 끝이 곧바로 ‘새로운 시작’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가끔은 그저 그 끝을 끝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고,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쉬어주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리고 나서,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음 발걸음을 내디딜 준비가 되었을 때, 그때 비로소 ‘새로운 시작’을 찾아 나서는 거죠. 설령 그것이 거창한 시작이 아니더라도, 아주 작은 변화라도 말입니다. 삶은 우리에게 다양한 끝을 선물할 것이고, 그 끝들 속에서 우리는 상실과 성장의 교차점을 끊임없이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지금 이 순간의 ‘끝’이 어떤 의미를 가지든, 당신의 감정을 존중하고 당신의 속도에 맞춰 나아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