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모 합법화: 생명의 존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생명을 향한 인간의 간절한 소망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그중에서도 자신을 닮은 아이를 품에 안고 싶은 마음은 많은 이들에게 삶의 가장 큰 기쁨이자 존재의 이유가 되기도 하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이에게 이 축복이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난임 부부, 특정 질병으로 임신이 어려운 여성, 그리고 변화하는 가족 형태 속에서 아이를 원하는 이들에게 ‘대리모’는 하나의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리모’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생명의 탄생이라는 신성한 영역에, 과연 어디까지 인간의 개입을 허용할 것인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 말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리모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규는 없지만, 의료 윤리적, 법적 문제로 인해 사실상 허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성적인 거래는 끊이지 않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리모 합법화’를 둘러싼 생명의 존엄과 윤리적 문제점들, 그리고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간절한 기다림, 또 다른 희망을 찾아서

아기를 간절히 원하는 부부들에게 난임은 가슴을 찢는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수년간의 노력과 여러 차례의 시술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실패의 쓴맛을 보게 되면, 그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자궁을 적출해야 했거나 선천적으로 자궁이 없는 여성, 혹은 심각한 질병으로 임신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 구성, 예를 들어 동성 부부나 싱글 부모가 아이를 갖기 위해 대리모를 고려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대리모는 단순히 ‘아이를 낳는 수단’을 넘어,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희망’ 그 자체입니다. 자신들의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품에 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그 어떤 어려움도 감수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가 됩니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와 간절한 염원이 커지면서, 음성적인 거래 대신 양지로 나와 안전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대리모 합법화 찬반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희망이 모두에게 정당한 것일까요?

생명의 존엄인가, 인간 상품화인가: 윤리적 딜레마의 그림자

대리모를 둘러싼 가장 첨예한 논쟁은 바로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 상품화’라는 윤리적 문제점에서 비롯됩니다. 먼저, 대리모를 제공하는 여성의 입장을 생각해봅시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놓인 여성들이 금전적 보상을 대가로 대리모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과연 그녀들의 선택이 온전히 ‘자발적인 동의’라고 볼 수 있을까요? 누군가의 절박함을 이용해 대가를 주고 ‘자궁’을 빌리는 행위는 여성의 신체를 도구화하고 생명을 사고파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대리모 합법화 찬반 의견 윤리적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또한,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아이의 존재에 대한 질문도 따릅니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 속에서 자연스럽게 태어나야 할 존재인데, 대리모는 아이가 태어나는 과정 자체에 상업적인 계약과 이해관계가 얽히게 만듭니다. ‘주문형 아기’라는 비판도 여기서 나옵니다. 아이가 나중에 자신의 출생 배경을 알게 되었을 때 겪을 수 있는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대리모와 의뢰인 부부, 아이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법적·감정적 문제들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부분입니다. 특히 대리모가 아이를 낳은 후 마음이 바뀌어 아이의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혹은 아이에게 장애가 발생했을 때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등의 문제 발생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균형점 찾기: 보호와 허용의 경계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리모는 이미 우리 사회의 현실 속에 존재합니다. 음성적인 시장에서 규제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대리모 시술은 대리모 여성의 건강과 인권 보호에 취약할 뿐 아니라, 태어나는 아이의 법적 지위 또한 불안정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기보다, 오히려 합법화를 통해 투명하게 관리하고 엄격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대리모 합법화 찬반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알트루이즘(Altruism) 기반의 ‘비상업적 대리모’를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친족 간의 대리모나 금전적 대가 없이 순수한 이타심으로 대리모를 하는 경우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죠. 이 경우에도 대리모의 충분한 정보 제공과 정신적, 신체적 건강 검진은 물론, 대리모 기간 동안의 의료비 지원, 심리 상담 등 철저한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또한, 아동의 인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여 친생 부모와의 관계, 양육권 등에 대한 법적 명확성을 확립해야 합니다. 단순히 ‘허용’이 아니라, ‘보호’와 ‘책임’이 동반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해외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우리의 사회·문화적 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렇듯 대리모 합법화는 개인의 간절한 소망, 생명의 존엄성, 여성의 인권, 아동의 권리 등 수많은 가치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입니다. 어느 한쪽의 입장만을 강요하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윤리적 가치와 현실적 필요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인류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인 ‘생명’ 앞에서,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허용하고, 무엇을 지켜내야 할지 끊임없이 성찰해야 할 때입니다.

개인적인 생각

저는 이 문제를 바라보며 늘 마음속 깊이 복잡한 감정이 교차합니다.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의 아픔과 소망은 너무나도 이해가 되고 공감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한 생명이 태어나는 과정에 돈이라는 매개가 끼어들고, 인간의 신체가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깊은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경제적 취약 계층의 여성이 대리모를 선택하게 되는 상황을 상상하면, 그것이 과연 온전한 자유 의지에 의한 선택일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우리 공동체가 추구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대리모 합법화가 당장 이루어지기에는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윤리적 문제점들이 너무나 크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합법화 논의가 진행된다면, 대리모를 하는 여성의 인권 보호와 태어나는 아이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그야말로 철저하고 엄격한 보호 장치가 마련된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허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고 생명의 가치를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