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도 반 갈린 음식 논쟁, 드디어 ‘이것’으로 종결!

여러분은 혹시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그 논쟁을 아시나요? 식탁 위에서, 혹은 술자리에서, 심지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불꽃처럼 터져 오르는 맛에 대한 격렬한 대화 말입니다. 상대방의 취향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눈빛은 날카로워지고, 목소리는 점차 격앙되며, 때로는 우정마저 위태롭게 만드는 그 논쟁이요. 심지어 미식의 세계에 발을 담근 전문가들조차도 한 치의 양보 없는 의견 대립을 보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치열한 음식 논쟁 종결을 향한 열망은 깊어지지만, 미식가들 사이에서도 의견 대립은 팽팽합니다. 과연 이 길고 긴 논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정답은 존재하는 걸까요? 오랜 시간 뜨거운 감자였던 이 논쟁을 드디어 종결시킬 단 하나의 비법, ‘이것’을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민초 vs. 반민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싸움

음식 논쟁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민트 초코’는 아마 가장 뜨거운 감자일 겁니다. “상쾌하고 달콤한 민트 향이 초콜릿의 풍미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는 민초파의 열정적인 주장과 “치약을 왜 음식으로 먹느냐”는 반민초파의 격렬한 비판은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습니다. 이 작은 디저트 하나로 친구 사이가 멀어지기도 하고, 연인의 식탁에 냉기가 흐르기도 하죠. 서로의 취향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모습은 이제 하나의 밈(meme)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민트 초코뿐만이 아닙니다. 노릇하게 구워진 붕어빵 속 팥 앙금과 슈크림 중 무엇이 진리인가를 두고도 우리는 한참을 싸웁니다. 새콤달콤한 파인애플이 피자 위에 올라가는 것을 격렬히 반대하는 ‘하와이안 피자 반대 연합’과 그 맛의 조화를 옹호하는 이들 사이의 간극은 도무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늘 이런 음식 논쟁의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원초적인 논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찍먹 vs. 부먹, 미식가의 섬세한 차이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단순한 호불호를 넘어 ‘어떻게 먹는 것이 더 맛있는가’에 대한 논쟁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탕수육 찍먹 vs. 부먹’ 논쟁이죠. 찍먹파는 “바삭한 튀김옷을 유지하면서 소스 양을 조절해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갓 튀겨낸 탕수육의 바삭함을 소스에 눅눅하게 만드는 것은 죄악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반면 부먹파는 “소스가 튀김에 고루 스며들어 촉촉한 맛과 깊은 풍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며, 애초에 부어서 나오는 것이 탕수육의 정석이라는 ‘전통론’을 펼치기도 합니다. 이 작은 차이가 미식가들에게는 맛의 경험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떡볶이 국물에 김밥을 ‘적시는’ 것과 ‘푹 담그는’ 것의 차이, 혹은 김치찌개에 돼지고기가 최고냐, 참치가 최고냐 하는 것까지. 이처럼 먹는 방식이나 재료의 선택에 대한 미묘한 차이들이 모여 또 하나의 거대한 음식 논쟁의 장을 펼칩니다. 각자의 방식과 주장에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 사이의 대화는 평행선을 달리기 일쑤입니다.

왜 우리는 이토록 맛에 예민하게 반응하는가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토록 맛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자신의 취향을 옹호하며 타인의 취향에 반기를 드는 걸까요? 사실 그 답은 우리 자신 안에 있습니다.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섭니다. 그것은 추억이고, 문화이며, 때로는 정체성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해주셨던 따뜻한 팥죽 한 그릇의 기억이 팥 붕어빵을 향한 무한한 애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밤새워 먹던 매콤한 떡볶이의 추억이 ‘푹 담가 먹는’ 방식에 대한 고집으로 굳어질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특정 재료에 대한 알레르기나 건강상의 이유가 어떤 음식을 기피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는 어린 시절의 경험, 특정 사람들과의 만남, 혹은 우연한 계기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우리의 미각과 연결되어 ‘맛있는 것’과 ‘맛없는 것’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을 형성합니다. 그렇기에 미식가들의 의견 대립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이 모든 음식 논쟁 종결의 실마리가 숨어 있습니다.

결국, 미식의 세계에서 진정으로 왕이 되는 것은 바로 ‘개인의 취향’입니다. 어떤 맛이 옳고 그르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누구에게는 인생 최고의 맛이 될 수 있는 음식이 다른 누구에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맛일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각은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릅니다. 유전적인 요인부터 환경적인 요인, 그리고 개인의 경험과 기억까지, 모든 것이 종합되어 형성되는 것이 우리의 ‘입맛’인 셈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입맛을 존중하고, 타인의 취향 또한 이해하려는 열린 마음입니다. 탕수육을 찍어 먹든 부어 먹든, 민트 초코를 사랑하든 싫어하든, 그 모든 선택은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어쩌면 그 격렬한 논쟁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확인하고, 나와 다른 미식의 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제 더 이상 민트 초코를 싫어하는 친구에게 ‘왜 이걸 싫어해?’라고 묻지 않습니다. 그저 ‘아, 너는 민초가 아니구나!’ 하고 웃어넘기죠. 그리고 저의 취향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나는 이게 최고!”라고 주장하기보다는, “나는 이 맛이 좋더라”고 부드럽게 표현합니다. 모두가 자신만의 ‘맛있는 기준’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는 순간, 미식의 세계는 더욱 풍요로워지고, 불필요한 음식 논쟁은 비로소 의미 있는 경험으로 종결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자신만의 미식 취향을 마음껏 즐기고, 타인의 취향 또한 너그러이 이해하는 아름다운 식문화를 만들어 가면 어떨까요?